서강대둘레

서강대 체육관, 입학식부터 지하 탁구장까지 다 품은 건물

서강대에서 제일 큰 실내 공간인 체육관. 입학식과 졸업식이 열리는 강당이면서, 옆 쪽문으로 내려가면 탁구장과 스쿼시장, 체력단련실이 나온다. 얼룩진 흰 벽과 동그란 창, 그 옆으로 새로 선 GN관까지 직접 걸으며 담았다.

gosupress 약 3분 분량
동그란 창이 줄지어 난 서강대 체육관의 흰 콘크리트 외벽, 뒤로 붉은 벽돌의 다산관 건물이 솟아 있다

이 글의 요점

  • — 서강대 체육관은 학교에서 가장 큰 실내 공간이라 입학식, 졸업식 같은 큰 행사가 전부 여기서 치러진다.
  • — 체육관 옆 B1 쪽문으로 내려가면 탁구장, 스쿼시장, 체력단련실이 있어 공강이나 주말에 학생들이 몰린다.
  • — 낡은 흰 콘크리트 체육관 바로 옆에 회색 석재의 GN관이 서 있어서, 캠퍼스 건물의 시간 차가 한눈에 보인다.

서강대 체육관 앞이다.

한눈에 봐도 세월이 묻어 있는 건물이다. 흰 콘크리트 외벽에는 비 자국인지 얼룩인지 모를 것들이 번져 있고, 위쪽으로는 세로로 긴 타원형 창들이 두 줄로 죽 이어진다. 요즘 건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창 모양이다. 지어질 당시에는 꽤 멋을 부린 디자인이었을 텐데, 지금 보면 그 시절 특유의 고집 같은 게 느껴진다. 아래쪽 벽은 노르스름한 타일로 마감돼 있고, 그 앞을 소나무 몇 그루와 둥글게 다듬은 관목들이 가리고 섰다.

동그란 창이 줄지어 난 서강대 체육관의 흰 콘크리트 외벽과 그 뒤로 솟은 붉은 벽돌 건물, 앞쪽에 주차된 차들과 라바콘이 보인다

학교에서 제일 큰 방

낡았어도 이 건물의 쓰임새는 꽤 넓다. 서강대 안에서 지붕 덮인 공간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크다는 건 곧 사람을 제일 많이 담을 수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학교의 굵직한 순간들이 다 여기로 모인다.

입학식이 그렇고, 졸업식이 그렇다. 처음 학교에 발 들이는 날과 학교를 떠나는 날, 두 번 다 이 체육관 바닥을 밟게 된다. 4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같은 자리에 두 번 앉는 셈이다. 그 사이에도 큰 행사가 있으면 어김없이 이곳이 쓰인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치던 건물인데, 행사날이 되면 정문 쪽부터 사람들이 줄줄이 이쪽으로 걸어 올라온다.

사진 뒤편으로 붉은 벽돌 건물이 우뚝 서 있는 게 보인다. 체육관 흰 벽과 나란히 놓이니 두 건물의 색 대비가 꽤 선명하다. 건물 앞에는 우리은행 ATM 부스가 하나 놓여 있고, 라바콘 몇 개가 줄지어 서서 차가 못 들어오게 막고 있다.

B1이라 적힌 쪽문

체육관의 진짜 일상은 오히려 옆구리에 있다. 건물 옆으로 돌아가면 회색 철문 하나가 나온다. 문 위쪽에 ‘B1’이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이 붙어 있고, 옆 벽에는 ‘체육관’이라고 쓴 게시판이 걸려 있다.

B1 표지판이 붙은 서강대 체육관 지하 출입구의 회색 철문, 옆에 카드 단말기 두 대와 체육관 게시판, 아래에 화단이 있다

문 유리에는 ‘체육관 부대시설 개방시간’을 적은 안내문이 테이프로 붙어 있다. 옆 벽에는 카드 단말기가 위아래로 두 개 달려 있어서, 학생증을 대고 들어가는 구조다. 게시판에는 시간표처럼 생긴 종이 한 장이 덜렁 붙어 있고, 그 아래로는 도면 같은 게 두 장 붙어 있다. 꾸밈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문인데, 이 문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탁구장이 있다. 스쿼시장도 있고, 체력단련실도 있다. 공강이 붕 떠서 갈 데가 마땅치 않은 오후, 혹은 주말에 학교에 나온 김에 몸이라도 풀고 싶은 날. 학생들은 이 문으로 들어간다. 도서관에 앉아 있기는 답답하고 그렇다고 학교 밖으로 나가기는 애매할 때, 지하 탁구장에서 라켓 소리를 내며 한 시간 보내는 건 생각보다 훌륭한 선택이다. 돈도 안 들고, 땀도 나고, 수업 시간에 딱 맞춰 올라오면 된다.

문 옆 화단에는 잎이 뾰족한 유카 같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그 앞을 낮은 철제 울타리가 두르고 있다. 오래된 건물 옆에 아무렇게나 자란 풀 같은데, 그 무심한 풍경이 오히려 학교 같다.

옆에 선 새 건물

체육관 옆으로는 GN관이 붙어 있다. 두 건물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시간 차가 확 드러난다.

회색 석재로 마감된 GN관 측면과 그 옆으로 차들이 양쪽에 주차된 캠퍼스 안쪽 길, 오른쪽에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다

이쪽은 회색 석재로 각 잡아 마감한 건물이다. 창은 네모반듯하게 리듬을 타며 배치돼 있고, 아래층은 짙은 색 돌로 눌러 놨다. 체육관의 얼룩진 흰 벽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다. 오른쪽으로는 K관도 보인다.

건물 사이 길에는 차들이 양쪽으로 빼곡히 세워져 있다.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한 줄씩, 가운데 길만 겨우 남겨 두고 주차가 꽉 찼다. 길 오른편에는 은행나무가 우거져서 오후 그늘을 만들어 준다. 저 멀리 길 끝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학생 둘이 걸어가는 뒷모습이 조그맣게 보인다. 그 너머로는 아파트 단지가 흐릿하게 걸쳐 있다.

낡은 게 나쁜 건 아니다

캠퍼스를 걷다 보면 새로 지은 건물에 눈이 먼저 간다. 반듯하고 깔끔하니까. 그런데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담아 온 건 저 낡은 흰 건물이다. 입학식도 졸업식도, 공강 시간 탁구도 전부 여기서 벌어진다.

건물은 얼룩덜룩해졌어도 하는 일은 그대로다. 새 건물이 옆에 몇 개 더 서더라도 이 자리는 아마 한동안 바뀌지 않을 것 같다. 학교에서 제일 큰 방이 필요한 날은 계속 돌아올 테니까.

이런 분께 권합니다

  • — 서강대 캠퍼스를 미리 둘러보고 싶은 예비 신입생이나 학부모
  • — 학교 안에서 운동할 곳을 찾는 재학생
  • — 오래된 대학 건물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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