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을 꼽으라면 대개 본관을 떠올릴 것 같다. 하지만 내 선택은 사제관이다. 가톨릭 사제들이 생활하는 곳. 주변 건물에 비해 아담하고, 내가 바라보는 쪽에서는 한쪽 면이 주로 보이는데도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알바트로스 광장에서도 보이는 그 단아한 모습이 좋다. 나무 사이로 드러난 벽돌 외벽과 길쭉한 십자가를 보면 시선이 그쪽에 머문다.

사제관이 좋은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선 크기가 떠오른다. 한눈에 담기는 아담한 모습 덕분에 벽과 창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자연스럽게 살펴보게 된다. 넓은 벽 한쪽에는 작은 사각 창들이 세로로 이어지고, 출입문 위로는 흰 차양이 길게 뻗어 있다. 그 옆으로 솟은 돌벽까지, 선이 반듯해서 바라보는 마음도 차분해진다.
건축을 전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크기와 비례가 내 눈에는 참 잘 맞는다. 요소가 많지 않아도 허전하지 않고, 작은 창 하나까지 제자리에 놓인 듯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커다란 십자가다. 벽 위쪽에 자리 잡고 아래로 길게 내려오는 형태가 건물의 인상을 또렷하게 만든다. 나는 저 십자가를 볼 때마다 서강대가 어떤 믿음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인지 떠올린다. 캠퍼스 한편에 사제들이 사는 집이 있다는 사실도 그제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직선으로 이루어진 외관에서는 어쩐지 정직하고 진실한 느낌을 받는다. 설계한 사람이 어떤 뜻을 담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다가온다. 반듯하게 쌓인 벽돌과 곧게 뻗은 십자가가 잘 어울린다.

가까이서 보면 차양에 남은 얼룩과 벽돌의 서로 다른 색도 눈에 들어온다. 그런 흔적까지 포함해서 이곳의 모습이 좋다. 사제관이라는 이름처럼 누군가의 생활이 이어지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본 것은 주로 바깥에서 바라본 한쪽 면이다. 그래도 서강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물을 고르는 데는 그 모습으로 충분하다. 알바트로스 광장에서 보이는 아담한 벽돌집, 그리고 그 위의 십자가. 내가 좋아하는 서강대의 풍경은 그 자리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