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캠퍼스의 RA관과 AS관을 다시 봤다. 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연대와 공대의 강의실이며 연구동으로 드나들던 곳들이다. 오랜만에 마주하니 저 안에서 무슨 수업을 들었는지, 어떤 시험을 치렀는지부터 떠오른다.

RA관에서는 전자공학과와 컴퓨터학과의 이름난 수업들이 많이 열렸다. 내게는 그 학과들의 수업과 함께 기억되는 건물이다. 지금도 같은 강의실에서 비슷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을까. 아니면 내부의 쓰임이 꽤 달라졌을까. 밖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어 궁금해졌다.
AS관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장면이 남아 있다. 기계공학과 창작물 대회가 열리던 곳이기도 했고, 컴퓨터 실습 시험을 치르러 갔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저층에서 시험을 보느라 낑낑대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AS관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그때 애먹었던 기억이 꼭 따라온다.

그때는 시험을 치르는 일이 당장 중요했을 텐데, 시간이 지나니 그 일을 겪었던 장소까지 반가워졌다. 실습 시험에 낑낑대던 기억도 이제는 이 건물을 보며 꺼내 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됐다.
회색 외벽에 늘어선 창문과 건물 앞 나무들을 바라봤다. 지금 이곳을 드나드는 학생들에게도 각자 기억에 남을 수업이나 시험이 있겠지. 내가 알던 시절 이후로 이 안에 어떤 일들이 쌓였을지도 문득 궁금하다.

길 쪽에서 보면 두 건물은 주변 풍경과 함께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서 창문을 올려다볼 때와는 또 다르다. 학교에 다닐 때의 기억도 이렇게 건물 하나에서 시작해 그 앞을 오가던 시간으로 조금씩 넓어진다.
지금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다 알지 못하지만, RA관과 AS관이 여전히 이 자리에 있어 반갑다. 덕분에 수업을 듣고, 대회를 보고, 시험 하나에 낑낑대던 시절을 다시 떠올렸다.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준 두 건물이 고맙다.
